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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의 역기능(逆機能)

4,866 2016.07.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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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집에서 오래도록 살다가 새 집으로 이사를 가면 전에 살던 낡은 집과 대조를 이루어 집안의 모든 집기 등이 반짝거리며 주인을 반긴다. 부엌 싱크대의 물 내려가는 호수도 음식물의 흔적이 아직 닿지 않아서 깨끗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살다보면 거름망을 통해서 음식물 등의 찌꺼기를 자주 걸러낸다고 해도 몇 년의 햇수가 쌓일수록 물이 빠져나가는 호수의 관내에 지저분한 기름때가 덕지덕지 달라붙기 마련이다. 가끔씩은 막대기 따위로 걷어내기도 하고 정히 맘에 안 차면 약품 처리를 하면서 환경오염을 걱정해보기도 하지만 호수관 자체를 완전히 새 것으로 교체하지 않는 한 찌꺼기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몸 속의 혈관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세월이 흐르면 어쩔 수 없이 혈관 벽에 찌꺼기가 끼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콜레스테롤이 바로 혈관 벽에 쌓이는 세월의 기름때와도 같다. 콜레스테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우리 몸에서 담당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비춰볼 때 필수적인 물질임에 틀림없어서 부족해서도 안되지만 많아서는 더더욱 안 된다. 

 

 혈액 속에 있는 여러 성분이 동맥벽에 영향을 주는데 콜레스테롤이 중심을 이룬다. 많은 양의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플라그(plague)라는 두꺼운 퇴적층을 형성하게 되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혈액이 통과할 수 있는 혈관 안의 통로가 좁아진다. 게다가 심하면 완전히 막히기까지 한다. 

 만일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뇌경색으로 건망증, 언어장애, 기억력 감퇴, 감각이상, 반신불수 등이 나타난다. 심장으로 가는 관상동맥에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이어진다. 신장동맥에 동맥경화가 오면 신경화증, 신성고혈압, 신부전을 초래한다. 어느 것 하나 가릴 것 없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며 다행히 사망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후유증이 심각한 질병으로 콜레스테롤이 새삼 두려운 존재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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